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팀, 스스로 전기 만들고 빛으로 상태 알리는 삽입형 소자 개발 - AI가 찾아낸 발광 분자로 배터리 없는 '보이는 소자'를 구현 -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 게재 |
[사진. (왼쪽부터)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 맹샹춘 박사후연구원, 권용현 석박통합과정생]
공과대학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팀이 체내에 삽입된 뒤에도 초음파만으로 스스로 전기를 만들고, 램프를 비추면 피부 너머로 자신의 위치와 손상 여부를 빛으로 알려주는 생분해성 마찰전기 소자를 개발했다.
삽입형 소자는 몸속에 들어간 뒤 구조적·기능적 손상을 확인할 방법이 제한적이다. X-ray, CT, MRI는 큰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2차 수술로 직접 확인하는 방식은 환자 부담이 크다. 특히 얇고 유연한 고분자 기반 생분해성 소자는 영상 장비에서도 경계가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다. 연구팀은 초음파 기반 마찰전기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의 구조적 특성에 인광(빛을 흡수한 뒤 천천히 내보내는 발광) 효과를 결합해 이를 해결했다.
관건은 소재였다. 사람 눈에 잘 보이는 색으로 밝게 빛나면서 동시에 마찰전기를 잘 일으키는 분자가 필요했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후보 물질을 하나씩 합성해 측정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연구팀은 학계에 보고된 이리듐(III) 착물의 발광 데이터 1,667건으로 자체 데이터베이스 'PhosIrDB'를 구축하고, 이를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로 가상 후보 분자 27만 2,104개의 발광 색과 효율을 합성 없이 수 분 만에 예측했다. 분자 하나에 수 시간이 걸리는 시간의존 밀도범함수이론(TD-DFT) 계산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규모의 탐색이다.
연구팀은 사람 눈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장대(520~600 nm, 초록~노랑)에서 밝게 빛나는 분자를 선별해 합성했고, 여기에 리간드를 바꿔가며 쌍극자모멘트를 키우는 리간드 엔지니어링을 더해 발광 성능(양자효율 0.82)은 유지하면서 마찰전기 출력만 2.0 V에서 3.6 V로 약 1.8배 높인 최종 분자 'Ir1b'를 도출했다.
[그림 1] AI 기반 발광·마찰전기 분자 예측 및 검증 과정. 이리듐(III) 착물 발광 데이터 1,667건으로 구축한 PhosIrDB를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이 27만 2,104개 가상 후보 분자의 발광 색과 효율을 예측해, 사람 눈에 잘 보이면서 마찰전기 출력이 우수한 최종 분자(Ir1b)를 도출하는 과정.
이 분자를 생분해성 고분자인 락트산-글리콜산 공중합체(PLGA)에 분산시켜 제작한 필름형 소자는 외부 초음파(20 kHz, 0.5 W/cm²) 자극만으로 최대 3.6 V의 전압과 약 16 μA의 전류를 자체 생산했으며, 약 300 kΩ 부하에서 최대 출력밀도 약 26 μW/cm²를 기록했다.
생쥐 이식 실험에서는 평상시 피부 아래에서 거의 구분되지 않던 소자가 자외선 램프를 비추자 선명한 인광 윤곽으로 드러났다. 소자를 일부러 손상시키자 발광 윤곽이 조각조각 끊어졌고 전기 출력도 함께 사라져, 눈에 보이는 빛의 형태 자체가 소자의 작동 여부를 알려주는 신호가 됨을 확인했다. 38주(약 9개월)에 걸친 분해 전 과정도 빛으로 추적했으며, 세포 생존율 95% 이상, 이식 8주 후 혈액·간·신장 수치 정상, 주요 장기 조직검사 이상 없음 등 안전성도 함께 검증했다.
[그림 2] 상태가 보이는 삽입형 소자의 구동 및 활용 모식도. 초음파 기반 마찰전기 에너지 발생 원리와 인광을 통한 이식 위치·기능성 검증 과정, 그리고 생쥐 실험에서 38주에 걸쳐 소자가 분해되는 과정을 추적한 실제 사진.
이번 연구는 전력을 만드는 마찰전기 신호와 위치·손상을 알리는 인광 신호를 하나의 물질계·하나의 소자 안에서 동시에 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별도의 회로나 센서를 덧붙이지 않고도 진료실에서 램프 하나로 소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머신러닝으로 후보 물질을 좁히는 설계 방법론은 다른 발광·생분해성 소재 개발과 신경 자극·약물 전달용 삽입형 소자로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개발사업, 글로벌리더연구지원사업, 국가연구소지원사업(NRL2.0)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Nature Nanotechnology(Impact Factor 37.5, JCR 상위 1.5%)'에 8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